해외 공사의 전통 강자로 불렸던 쌍용건설의 재무구조가 턴어라운드(개선) 됐다. 국내 주택 경기가 나빠지며 해외 수주의 중요성이 부각하는 가운데 재무구조 개선으로 경쟁력이 살아나며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.

 

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 기준으로 차입금 의존도가 가장 낮은 곳은 삼성물산이었다. 삼성물산의 차입금은 1조5523억원, 차입금 의존도는 3.7%였다.

 

쌍용건설은 올 1분기말 기준으로 차입금 규모가 989억원, 차입금 의존도는 10.7%였다. 상장사 기준으로 봤을 때 삼성물산 말고는 쌍용건설보다 차입금 의존도가 낮은 곳은 없다. 2위인 포스코건설의 차입금 의존도는 12.4%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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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픽=손민균

그래픽=손민균

차입금 의존도가 가장 높은 건설사는 SK에코플랜트였다. 차입금 규모는 3조3693억원, 차입금 의존도는 46.9%였다. 그 뒤를 한라(차입금 의존도 42.2%), 한신공영(차입금 의존도 42.2%) 등이 뒤따랐다.

 

미청구 공사액은 대다수 건설사가 늘어난 가운데 쌍용건설의 미청구 공사액 대금 감소율은 상장사 1위인 DL이앤씨보다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. 쌍용건설의 미청구 공사액은 작년 말보다 3% 감소한 1442억원을 기록했다. DL이앤씨의 미청구 공사액은 작년 말 대비 1% 감소했다.

 

작년 말 대비 미청구 공사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SK에코플랜트(50%)이었다. 그 뒤를 포스코건설(33%), GS건설(32%)이 뒤따랐다. 미청구 공사액은 발주처에 아직 청구하지 못한 공사비다. 청구기한이 도래하지 않아 청구를 하지 않은 금액도 포함돼 있지만, 정말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면 손실로 바뀔 수 있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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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픽=손민균

그래픽=손민균

쌍용건설의 두 지표가 개선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. 일단 지난해 해외 현장에서 발생할 주요 부실은 모두 선반영했다. 쌍용건설의 지난해 매출은 1조4016억원. 영업손실은 1108억원, 당기순손실은 1164억원이었다. 하지만 올 상반기 쌍용건설의 매출은 7484억원, 영업이익 102억원이었다.

 

연간 추정실적은 매출 1조6000억원, 영업이익 200억원대다. 쌍용건설 관계자는 “지난해 손실은 해외사업에서 쌓인 부실을 털기 위해 회계상에 모두 선반영했기 때문”이라고 했다.

 

두바이 로열아틀란티스 호텔&리조트 프로젝트의 공사비 증액도 흑자 전환의 이유다. 쌍용건설 관계자는 “코로나 팬데믹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고의 공사 품질을 유지하는 등 발주처와의 신뢰가 두터워 공사비 증액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뤄졌다”고 했다.

 

쌍용건설은 올해 글로벌세아와의 인수합병(M&A)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내년 상반기에 두바이 로얄 아틀란티스 호텔&레지스던스가 준공하면 제 3의 도약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.

 

쌍용건설은 1986년 싱가포르 래플즈 시티 준공으로 세계적인 건설사로 제1의 도약을 이뤘고, 2009년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등 해외 랜드마크 공사를 성공시키며 제2의 도약에 성공했다.

 

쌍용건설 관계자는 “쌍용건설은 창립 이래 전세계 21개국에서 총 167개 프로젝트, 130억 달러를 수주한 해외공사 전통 강자이고, 2015년 두바이투자청(ICD)에 인수된 이후로도 꾸준히 해외 수주 활동에 나서왔다”면서 “코로나 위기를 잘 극복했고 인수합병까지 잘 마무리되면 재도약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”고 했다.